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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야마, 지역 먹거리 리스트 모음

by l8m8l 2025. 8. 5.

일본 기후현의 소도시 다카야마는 단지 고즈넉한 전통 거리로만 유명한 곳이 아닙니다. 이곳은 오래된 시간만큼이나 깊고 풍부한 지역 먹거리가 살아 있는 ‘맛의 고장’이기도 하죠. 히다규부터 전통 시장의 길거리 음식, 현지에서만 맛볼 수 있는 향토 요리까지, 다카야마에서 꼭 먹어봐야 할 대표 음식들을 정리해 드립니다.

다카야마, 지역 먹거리 리스트 모음

입에서 녹는 ‘히다규’, 다카야마 대표 미식

다카야마의 음식 이야기를 할 때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히다규(飛騨牛)’입니다. 이는 기후현 히다 지방에서 사육된 흑모 와규로, 일본에서도 최고 등급으로 인정받는 쇠고기입니다. 일본의 대표 브랜드인 고베규, 마쓰사카규와 나란히 언급되는 히다규는 고기의 결이 섬세하고, 지방이 균일하게 퍼져 있어 한입 베어물면 입 안에서 부드럽게 녹는 식감이 특징입니다.

다카야마 시내에는 히다규를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는 식당이 여럿 있습니다. 가장 전통적인 방식은 숯불 위에 구워 먹는 히다규 스테이크이며, 고기의 육즙과 풍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히다규 스시, 히다규 버거, 꼬치구이, 샤부샤부, 전골 등 현대적인 조리 방식으로도 다양하게 제공되며, 가격대도 선택의 폭이 넓어 여행 예산에 따라 적절하게 고를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장소는 ‘히다규 스시 간코’입니다. 손바닥만 한 밥 위에 잘 숙성된 히다규 슬라이스가 올라간 스시는 비주얼부터 압도적입니다. 또, 이곳은 두 점부터도 주문 가능해 여행 도중 가볍게 즐기기에도 부담이 없습니다. 여행 중 들렀던 작은 음식점에서는 히다규와 미소를 곁들인 꼬치구이를 먹었는데, 숯향과 고기 향이 어우러져 지금도 잊히지 않는 맛입니다.

히다규는 일반 슈퍼마켓에서도 팩으로 판매되지만, 숙소에서 직접 조리할 수 없다면 반드시 식당에서 경험해보시길 권합니다. 한 번 먹으면 절대 후회하지 않을 다카야마 최고의 명물이죠.

현지인과 여행자가 함께 찾는 ‘미야가와 아침시장’

다카야마에는 두 개의 전통 아침시장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미야가와 아침시장(Miyagawa Morning Market)은 시내 중심을 흐르는 미야가와 강변을 따라 펼쳐지는 약 350m 거리의 소규모 시장으로, 매일 아침 7시부터 12시까지 활기차게 운영됩니다.

이 시장에서는 지역 주민들이 직접 기른 야채, 과일, 수공예품, 절임류, 조미료 등 지역 특산물을 판매하고 있으며, 소박하고 진심 어린 정서를 그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현장에서 바로 조리해서 파는 길거리 음식들입니다.

가장 유명한 간식은 단연 히다규 크로켓입니다. 바삭하게 튀겨진 빵가루 안에 히다규 고기와 감자가 듬뿍 들어가 있어 따뜻할 때 먹으면 그 풍미가 두 배로 살아납니다. 200~300엔 정도로 저렴하며, 부담 없이 한 손에 들고 먹기 좋아요. 아침시장 초입에서 사 먹었던 히다규 크로켓은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조화로웠고, 아직도 여행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간식 중 하나입니다.

이 외에도 다카야마 미소를 활용한 구운 주먹밥, 닭꼬치, 달콤한 간장맛 경단(미타라시당고)도 인기가 많습니다. 전통시장 특유의 자유로운 분위기 덕분에 음식점보다 훨씬 캐주얼하게 지역 먹거리를 체험할 수 있어, 아침이나 늦은 오전 산책 겸 방문하기 좋은 명소입니다.

시장 근처에는 노천 벤치와 강변 산책로도 있어, 간식을 사서 강가에 앉아 느긋하게 먹는 것도 특별한 경험이 됩니다. 다카야마를 아는 사람이라면 절대 놓치지 않는 현지인도 사랑하는 맛의 거리입니다.

다카야마에서만 즐길 수 있는 향토 음식들

다카야마에는 단지 유명한 재료만이 아니라, 오랜 시간 그 지역 사람들의 생활 속에서 만들어진 향토 음식들도 매력적입니다. 이러한 음식은 겉보기에 화려하진 않지만, 그 안에 담긴 정성과 지역성이 느껴져 더욱 특별하죠.

먼저 소개할 음식은 ‘호바 미소(朴葉味噌)’입니다. 이는 호박나무 잎 위에 된장을 얹고 불에 구워내는 전통 방식의 반찬으로, 구운 된장의 진한 향이 밥과 찰떡같이 어울립니다. 식당에서는 보통 호바 미소를 작은 화로에 올려 데우면서 식사와 함께 즐기는데, 일본식 조식에서 자주 제공됩니다.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다카야마 라멘입니다. 일반적인 일본 라멘과는 달리, 이곳의 라멘은 얇은 계란면에 맑고 짭짤한 간장 베이스 국물이 특징입니다. 국물은 가벼우면서도 깊은 감칠맛을 내며, 도쿄 스타일 쇼유 라멘보다 한층 담백하고 깔끔한 느낌이죠. 특히 작은 가게일수록 그 집만의 육수 비법과 면 조절이 다르기 때문에, 로컬 라멘집을 골라 먹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그 외에도 츠케모노(절임반찬), 히다 우동, 지역 장아찌와 함께 나오는 정식 세트 등은 다카야마를 제대로 느끼고자 한다면 꼭 먹어봐야 할 요소들입니다. 이러한 향토 요리는 단순히 식욕을 만족시키는 것을 넘어, 그 지역의 계절, 문화, 기후까지 한입에 담고 있는 음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결론: 다카야마는 ‘맛’까지 여행하는 도시

다카야마는 풍경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지만, 진짜 매력은 그곳의 음식을 통해 깊이 체감됩니다. 입에서 녹는 히다규, 사람 냄새 가득한 시장 음식, 정갈한 향토 요리까지… 다카야마는 한 끼 한 끼가 특별한 추억이 되는 곳입니다. 만약 일본 소도시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꼭 이곳의 음식과 함께 하루를 채워보세요. 그 기억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고스란히 남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