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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두 골목 속 명소 (로컬 감성, 찻집, 전통시장)

by l8m8l 2025. 6. 5.

청두는 중국 쓰촨 성의 중심 도시이자, '느린 도시'로 불릴 만큼 여유로운 분위기를 지닌 여행지입니다. 대형 관광지보다는 골목 구석구석에서 진짜 청두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로컬 감성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찻집, 전통시장, 그리고 여행자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골목 명소들을 중심으로 2025년식 슬로우 여행 코스를 소개합니다.

청두 골목 속 명소

걷다 보면 만나는 진짜 청두, 골목의 매력

청두는 대로보다는 골목에서 도시의 얼굴을 마주하게 되는 곳입니다. 하이브랜드가 들어선 중심지를 벗어나 조금만 걸으면,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정취의 골목길이 이어집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추천하는 곳은 쿤쯔샹(宽窄巷子) 주변의 뒷골목입니다. 관광객들로 붐비는 주거래 거리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회색 벽돌로 된 오래된 주택 사이로 로컬 식당, 손수 만든 공예품 가게, 조용한 찻집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제가 청두를 처음 방문했을 때, 아무 계획 없이 걷다가 우연히 찾은 뒷골목의 풍경은 아직도 잊히지 않습니다. 어르신이 나무 그늘 아래 장기를 두고 있고, 작은 전기차가 도로 대신 인도를 지나며, 간이 의자에 앉아 찻잔을 들고 있는 로컬들이 여유를 즐기고 있던 장면은 여행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 느끼게 해 줬습니다.

전통 찻집에서 마시는 한 잔의 여유

중국에서 차 문화가 깊은 도시를 말하라면 단연 청두입니다. 청두 사람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여유를 삶의 일부로 생각하죠. 여행자에게 가장 인상적인 경험 중 하나는, 바로 골목 속 전통 찻집에서 차를 마시는 시간입니다.

특히 추천하는 장소는 “송윤차관(松云茶馆)”입니다. 화려하지 않지만 나무로 된 고풍스러운 테이블, 나이 든 차 장인, 그리고 어깨너머 들리는 천천한 중국 전통 음악이 이곳의 분위기를 만들어줍니다.

차를 주문하면 찻주전자가 제공되고, 작은 찻잔에 세 번에 걸쳐 차를 따릅니다. 이 과정이 단순히 음료를 마시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다스리는 ‘의식’처럼 느껴졌습니다. 저는 송윤차관에서 마신 오룡차 한 잔이 여행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이었어요. 차 한 모금에 피로가 풀리고, 시간조차 멈춘 듯한 평화로움이 마음을 감쌌습니다.

사람 사는 냄새나는 청두의 전통시장

골목과 찻집의 정취를 느꼈다면, 이번엔 청두 사람들의 생활이 고스란히 담긴 전통시장을 방문해 보세요. 시장은 그 도시의 민낯이자, 가장 생생한 문화 체험 공간입니다.

“허화시장(荷花池市场)”은 청두에서 가장 오래된 전통시장 중 하나로, 신선한 채소, 생선, 조미료, 의류까지 없는 게 없습니다. 특히 마라 요리에 쓰이는 다양한 향신료들은 보기만 해도 강렬한 색과 향이 매력적입니다.

청두에 살고 있는 친구를 따라 이 시장을 갔을 때, 저는 그곳에서 마라샹궈용 조미료를 직접 눈앞에서 블렌딩 해주는 장인을 만났습니다. 그는 고추, 화자오, 마늘가루, 말린 버섯 등을 순식간에 섞어내며 “청두 사람은 이 비율이 진짜”라며 웃어 보이더군요. 그 조미료 봉투를 지금도 소중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다양한 길거리 음식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정통 탄탄면, 튀긴 찹쌀떡, 핸드메이드 두부 등은 모두 그 자리에서 만들어내기 때문에 신선하고 진짜 맛있습니다. 무엇보다 가격이 착해서 부담 없이 먹고살 수 있어요.

청두는 대형 관광지보다 골목, 찻집, 시장 같은 일상 속 공간에서 진짜 매력이 드러나는 도시입니다. 바쁜 도시 여행에 지쳤다면, 이번엔 느린 걸음으로 청두 골목을 걸어보세요. 찻집에서 숨을 고르고, 시장에서 로컬의 삶을 마주하며, 진짜 중국을 맛보는 시간이 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