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남부에는 수십 개의 섬들이 존재하지만, 그중에서도 코리페(Koh Lipe), 코팡안(Koh Phangan), 코타오(Koh Tao)는 서로 다른 매력을 지닌 ‘섬의 얼굴들’입니다. 어디로 갈까 고민된다면, 당신의 여행 성향에 따라 선택지가 달라질 겁니다. 태국 남부의 섬들을 바라보면, 바다의 색도, 섬의 리듬도 모두 다릅니다. 어떤 섬은 조용히 머물게 하고, 어떤 섬은 깊이 빠져들게 만듭니다. 코리페, 코팡안, 코타오. 같은 바다 위에 있지만 전혀 다른 이야기를 품은 이 세 곳을 찬찬히 들여다보도록 하겠습니다.
코리페 – 그림엽서 속 낙원 같은 섬
코리페(Koh Lipe)는 태국 최남단에 자리 잡은 섬으로, 말레이시아 국경과 가까운 만큼 한적함과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장소입니다. 작고 아담한 섬이지만 산호와 바다색의 조화가 유난히 아름다워, ‘태국의 몰디브’라는 별명을 갖고 있죠. 이곳의 해변은 파타야(Pattaya Beach), 선라이즈(Sunrise Beach), 선셋(Sunset Beach)으로 나뉘며, 모두 걸어서 이동 가능한 거리입니다. 특히 해변마다 분위기가 달라, 선라이즈는 조용한 감성, 선셋은 노을과 해변 바 분위기, 파타야는 중심 번화가 느낌을 줍니다. 코리페는 허니무너나 커플 여행자에게 특히 인기가 많습니다. 조용한 풀빌라 리조트, 고급 식당, 프라이빗한 투어 옵션이 많아 특별한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에게 어울립니다. 반면 액티비티는 다이빙이나 스노클링에 집중되어 있고, 저예산 여행자에게는 조금 가격대가 높은 편입니다. 접근은 조금 까다롭습니다. 육지에서 배를 두 번 갈아타거나, 말레이시아 랑카위에서 바로 페리를 탈 수 있지만 거리감은 분명 존재합니다. 그러나 이 ‘힘든 접근성’ 덕분에 과잉 관광으로부터는 한 걸음 비켜나 있는 고요한 낙원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코팡안 – 파티와 자연이 공존하는 에너지의 섬
코팡안(Koh Phangan)은 단순히 ‘풀문 파티의 섬’으로만 알려져 있지만, 그 속엔 훨씬 더 다양한 얼굴이 숨어 있습니다. 풀문 파티가 열리는 하드린(Haad Rin) 지역은 북적이는 반면, 섬 북부와 동부는 조용하고 자연 친화적인 분위기가 강해 ‘두 개의 다른 섬’을 동시에 여행하는 기분을 줍니다. 현지인과 장기 체류 외국인들이 즐겨 찾는 이유는 바로 균형감입니다. 에너지가 넘치는 일정을 원하면 클럽과 해변 축제를, 조용한 명상과 요가를 원하면 슬로우라이프 빌리지와 힐링 리조트를 선택할 수 있죠. 특히 최근에는 영적 치유와 디지털 디톡스를 위한 요가 리트릿이 유행하면서,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 여행자들에게 각광받고 있습니다. 교통 면에서도 코팡안은 코사무이 공항에서 배로 30분이면 닿을 수 있어, 비교적 접근성이 좋은 편입니다. 숙소 역시 저렴한 민박부터 고급 리조트까지 폭넓게 갖추어져 있고, 식사도 태국 현지식부터 채식 위주의 웰빙 음식까지 다양하게 제공됩니다. 추천 대상은 ‘균형 잡힌 여행’을 원하는 사람들입니다. 하루는 액티비티로, 하루는 조용한 산책과 명상으로. 코팡안은 바다뿐 아니라 여행자의 삶에 ‘리듬’을 선물해 주는 섬입니다.
코타오 – 다이버들의 천국, 작지만 강렬한 섬
코타오(Koh Tao)는 태국어로 '거북섬'이라는 뜻처럼, 실제로 바다거북과 함께 수영할 수 있는 다이빙의 명소입니다. 작은 섬이지만 그 바다 아래엔 거대한 생태계가 펼쳐져 있어, 동남아 최고의 다이빙 교육지로도 손꼽히죠. 여행자 대부분은 다이빙 자격증(PADI)을 따러 이곳에 오며, 물속 세계에 빠져 며칠을 보내고 갑니다. 스노클링만 해도 아름다운 산호와 물고기를 충분히 감상할 수 있어, 바다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만족할 만한 장소입니다. 코타오는 관광개발이 늦게 된 편이라 소박한 분위기와 해변 특유의 커뮤니티 문화가 살아있습니다. 야시장에선 다이버들과 여행자들이 어울리고, 낮엔 카페에서 노트북을 열고 일하는 디지털 노마드들의 모습도 자주 보이죠. 접근은 코사무이 또는 코팡안에서 배를 타고 이동해야 하며, 파도가 잔잔할 때 가야 편한 여행이 될 수 있습니다. 숙박비나 식비는 합리적인 수준이며, 다이빙 라이선스 가격도 비교적 저렴한 편입니다. 이곳은 활동적인 자연 체험을 원하는 여행자에게 적합합니다. 코리페가 낭만이라면, 코타오는 본능이고, 코팡안은 그 사이의 자유로움입니다.
태국 남부의 섬들은 모두 아름답지만, 그 안에는 분명히 다른 결이 있습니다. 조용한 럭셔리를 찾는다면 코리페, 활동과 치유를 동시에 원한다면 코팡안, 바다에 빠지고 싶다면 코타오. 당신이 원하는 여행의 방식이, 가장 알맞은 섬을 결정해줄 것입니다. 누군가의 추천보다, 지금의 나에게 맞는 섬을 선택해 보세요. 푸른 낙원은 늘 그 자리에 있습니다. 단지, 누구의 시선으로 볼지를 선택하는 것뿐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