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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현지인 인기 휴양지 (바기오, 수빅, 보홀)

by l8m8l 2025. 5. 30.

필리핀 하면 외국인 관광객에게는 보라카이나 팔라완이 먼저 떠오르지만, 현지인들이 실제로 즐겨 찾는 휴양지는 조금 다릅니다. 그들은 복잡한 공항 대신 버스나 차로 쉽게 이동할 수 있고, 가족 모두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을 선호하죠. 이 글에서는 필리핀 사람들이 ‘진짜 휴식을 위해’ 찾는 대표 지역 바기오, 수빅, 보홀을 중심으로, 그들의 여행 방식을 함께 들여다봅니다.

필리핀 현지인 인기 휴양지

바기오 – 산속에서 피서 즐기는 여름 수도

‘여름이면 무조건 바기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바기오는 필리핀 현지인들의 대표적인 피서지입니다. 고지대에 위치해 평균 기온이 20도 내외로, 특히 무더운 4~6월이면 바기오의 숙소는 예약 전쟁이 벌어집니다. 바기오를 찾는 이유는 단순히 시원해서만은 아닙니다. 도심과 가까우면서도 풍경이 완전히 다르다는 점이 매력입니다. 마닐라에서 밤버스를 타고 출발하면 새벽이면 도착할 수 있고, 가족 단위 여행자나 연인들이 짧은 주말여행으로 자주 찾습니다. 현지인들은 바기오에 가면 주로 번햄 파크(Burnham Park)에서 자전거를 타고, 미네자 빌리지(Mines View)에서 사진을 찍고, 바기오 야시장에서 스트리트푸드를 즐기는 루틴을 반복합니다. 특히 길거리에서 파는 딸기 타호(soy dessert)는 바기오에서만 맛볼 수 있는 별미로 통하죠. 또 하나, 바기오에는 유학생들이 많아 분위기가 젊고 예술적입니다. 작은 북카페, 공예품 숍, 인디 플리마켓 등도 많이 발달해 있어, 젊은 필리피노들은 ‘힙한 감성 여행지’로 바기오를 더 사랑합니다.

수빅 – 가까운 해변에서 보내는 가족의 주말

수빅(Subic)은 마닐라에서 차로 2~3시간 거리에 있는 필리핀 현지인들의 주말 바캉스 1순위입니다. 예전 미 해군기지였던 지역이라 도로와 도시계획이 잘 되어 있고, 휴양지이면서도 복잡하지 않고 정돈된 분위기가 특징이죠. 현지 가족들은 금요일 저녁 퇴근 후 차를 몰고 수빅으로 향합니다. 아이들과 함께 머무르기에 딱 좋은 리조트형 숙소, 놀이시설, 해양 액티비티가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수빅의 대표 명소 중 하나인 오션 어드벤처는 돌고래 쇼와 아쿠아리움 체험이 가능해 가족 단위 여행자들에게 인기 만점이고, 카마얀 비치(Kamayan Beach)는 물이 맑고 파도가 잔잔해서 아이들도 안심하고 놀 수 있는 곳이에요. 흥미로운 점은, 수빅에서는 외국인보다 현지 관광객 비율이 훨씬 높다는 점입니다. 현지인들은 수영복만 챙겨 와서 해변에서 바비큐를 굽고, 직접 만든 음식들을 나눠 먹으며 하루를 보냅니다. 에어비앤비보다는 차를 끌고 와 주차까지 가능한 콘도형 리조트나 풀빌라를 선호하는 점도 로컬만의 여행 스타일을 보여주죠.

보홀 – 천천히 쉬러 가는 진짜 휴양지

보홀(Bohol)은 외국인 관광객에게는 덜 알려졌지만, 현지인들 사이에선 조용하고 편안한 ‘진짜 휴식처’로 사랑받는 섬입니다. 세부에서 배로 2시간 정도, 또는 마닐라에서 직항 비행기로 접근할 수 있어 가족, 연인, 은퇴자 모두에게 인기 있는 지역입니다. 보홀은 크게 팡라오(Panglao) 지역과 내륙 지역으로 나뉘며, 팡라오는 해변과 리조트가 발달해 있고, 내륙은 초콜릿 힐, 마호가니 숲길, 롭복강 유람선 등 자연 체험이 중심입니다. 현지인들은 보홀에 가면 시끄러운 음악이나 클럽보다, 조용한 바다를 바라보며 아침을 맞는 것을 좋아합니다. 어린 자녀가 있는 가족들은 해변에서 모래놀이와 스노클링, 중장년층은 릴렉스 마사지를 받고, 저녁에는 시장에서 해산물과 망고를 사 와 리조트에서 함께 요리해 먹는 게 일반적입니다. 보홀의 진짜 매력은 복잡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유명세를 좇기보다 나만의 속도로, 나만의 리듬으로 하루를 살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현지인들이 ‘다시 찾는 곳’ 1위로 손꼽습니다.

필리핀의 여행은 단순한 관광이 아닙니다. 그들에게 여행이란 가족과 함께 밥을 나누고, 아이들의 웃음을 지켜보며, 햇살 속에서 낮잠을 자는 삶의 일부입니다. 바기오의 서늘한 공기, 수빅의 조용한 해변, 보홀의 따뜻한 아침 햇살. 이 세 곳은 외국인이 모르는 진짜 필리핀의 여행 풍경을 보여줍니다. 조용히 머물며, 천천히 바라보는 여행. 어쩌면 그것이 우리가 지금 잊고 있는 여행의 본모습일지도 모릅니다.